기억과 망각의 두려움에 맞서는 사진
신혜영 | 미술비평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Hirohima mon amour)>(1959)은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본질적인 모순을 다룬 고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와 일본이라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두 남녀는 종전 이후 14년이 지나 히로시마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도입부, 여자가 히로시마의 병원과 박물관에서 목도한 원자 폭탄 투하 당시의 참혹한 장면들이 교차 편집되는 가운데 남자는 “당신은 히로시마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녀가 본 전쟁의 참상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이자 흔적일 뿐 결코 당시 히로시마를 겪은 사람들의 실제적 경험일 수 없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여성은 “나는 히로시마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고 확언한다. 그녀가 히로시마에서 본 전쟁의 흔적은 여전히 그녀의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과거의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히로시마 원폭은 20만 명이 사망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일 뿐 아니라, 동일한 전쟁 중 지구 반대편 프랑스 느베르에서 연인의 총살을 목격하고 적군을 사랑한 죄로 감금되어 겪었던 끔찍한 고통과 마주하게 한 하나의 계기였던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역사적 사건 안에는 무수히 많은 개인의 기억이 가려져 있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은 채 현재에 작용하는 과거의 기억을 저마다 다른 계기로 맞닥뜨리게 된다. 김효연의 <감각이상(感覺異常)>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된 지 75년 여가 지난 오늘날 한국인 피해자들의 삶에 주목한 사진연작이다. 그 시작은 당시 히로시마에 살다 원폭 투하 직전에 한국으로 이주한 작가의 외할머니 이야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다른 가족을 모두 남겨두고 남편과 함께 히로시마를 빠져나온 할머니는 20여 년이 지나 피폭자인 오빠와 상봉하면서 그 동안 쉽게 말할 수 없던 과거의 아픈 기억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그 모든 이야기를 알게 된 작가는 어린 시절 때때로 허공을 응시하던 할머니의 눈빛과 조용히 흥얼거리던 일본 노랫가락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고, 직접 일을 겪지 않은 작가의 어머니에게 역시 여전히 전쟁의 불안이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1945년 히로시마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제목 <감각이상>은 개인의 잠재된 기억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여러 층위에서 작용하고 나타나는 현상을, 정확히 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이상감각의 증상에 빗대어 표현한 것일지 모른다.
오랜 사전 자료 조사와 인터뷰 및 촬영 기간을 거쳐 완성된 사진연작 <감각이상>의 배경이 된 장소는 한국의 ‘합천’과 일본의 ‘히로시마’다. 원폭 당시 징용이나 생계 목적으로 히로시마에 거주하던 10만 여 명의 한국인 중 상당수가 합천이라는 동일 지역에서 왔고 그들 중 생존자 대다수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는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그녀는 2년 여 동안 수시로 합천에 내려가 고령의 원폭 피해자들과 주변 사람들을 만났고 때로는 몇 달씩 기거하며 그들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어 갔다. 작업의 주축이 된 곳은 합천이지만 히로시마 역시 사진의 또 다른 주요 배경이 되었다. 작가가 처음 히로시마에 간 것은 한 피해자가 기억하는 히로시마의 주소지를 찾아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당시 사람들이 이동했을 바로 그 궤적을 따라서였다. 그리고 두 번째 방문에서 원폭 당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여전히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피폭자들을 수소문하여 만났고 그들의 현재 모습을 촬영하였다.
개인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작업이지만 작가는 단순히 본인의 할머니 한 사람의 개인사를 추적하거나 히로시마 원폭이라는 역사적 사건 자체를 조명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작업 초기에는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인 피폭 생존자들을 기록하고 알리려는 의도가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들이 밝히기 꺼려하는 가족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들의 아픔과 불안을 보다 깊이 공감하게 되면서 작업의 방향은 달라졌다. 과거사진이나 피해자 등록증 및 치료카드와 같은 자료만으로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밝힐 수 없고, 육성을 녹음하거나 증명사진을 찍는 행위만으로 그들의 현재 삶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사건을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여전히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개인의 현재 모습을 드러내고자 본인만의 시선으로 그들을 둘러싼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각이상>은 작가 김효연의 고유한 시선을 거쳐 합천과 히로시마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삶이 담긴 하나의 사진연작으로 완성되었다. 사진들은 인물, 풍경, 정물 등 일반적인 사진의 소재를 망라하며 저마다 대상과의 거리도 다르다. 별다른 촬영 전 연출이나 촬영 후 조작도 없다. 그러나 사진들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준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충만한 빛과 따뜻한 톤, 그리고 중형 포맷의 일관된 형식에서 기인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재와 존재, 가림과 드러냄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들의 본질을 나타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다. 사진 속 모습은 여느 평화로운 시골의 일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원폭 피해자라는 대상의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인물사진에서 작가는 뒷모습을 찍거나 신체의 일부분만을 드러내고 커튼에 몸을 가리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사람들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그들이 얼굴을 드러내기 원치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가림으로써 보이지 않는 부분을 떠올리게 하는 지각의 가능성을 열어두려 함이다. 또한 그들이 특정한 누군가로 기록되기보다 수많은 익명의 피해자로서 대변되는 확장성을 가지길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물이나 풍경 역시 그러하다. 누군가 소중히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오래된 의자, 화려한 무늬의 테이블 보 위에 놓인 성모마리아 상의 뒷모습, 풀숲에 덩그러니 놓인 인조 식물, 눈보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도로 풍경, 가까이 있는 나뭇잎에 가려져 저 멀리 흐리게 보이는 히로시마 도시 풍경 등 작가가 담담하게 담아낸 장면들은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사회의 편견 속에 고립된 채 살아왔을 그들의 지난한 삶을 암시한다.
우리는 전쟁이나 재난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많은 사진들을 알고 있다. 적나라한 사건의 면면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일견 진실에 보다 가까운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이미지는 보는 순간 강한 자극을 주고 쉽게 휘발하고 마는 특징이 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감각이상>에는 원폭 피해자들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오랜 아픔을 단지 ‘타인의 고통’으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는 작가의 고민과 의지가 느껴진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역설하는 것이다. 사실상 원폭의 흔적은 피폭을 겪은 당사자들뿐 아니라 후대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잠재된 유전자의 발현으로 2세대를 거쳐 3세대에 이르기까지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백혈병, 유산, 실명 등 여러 양상의 장애가 나타나기도 하고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이상 징후가 어떻게 후세에 나타날지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 미칠 막연한 불안이 그들에게 더 무겁게 다가왔을 것이다. 많은 것을 가리고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김효연의 사진들은 피폭이 남긴 물리적 상처 너머의 더 큰 심적 고통과 잠재된 불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신체의 일부분만이 드러나거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원폭 피해자의 초상은 그러한 보이지 않는 고통과 불안을 보다 강하게 전달하고, 평범한 주방 가스레인지 위에 수증기를 길게 뿜으며 끓고 있는 주전자의 모습은 평온과 불안이 교차하는 그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양가성은 <감각이상>을 아우르는 일관된 특징이며 그러한 이유로 사진 속 평온한 일상이 온전히 편안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을 자신과 다르지 않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사진 전반을 관통한다. 장애가 나타난 사람들을 찍은 일부 사진 역시 자극적이거나 불편하지 않고 다른 사진들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러한 작가의 시선 때문이다. 작가는 그들을 역사적 사건의 피해자로서 타자화하지도, 자신의 가족사를 기반으로 지나치게 감정이입하여 동일시하지도 않는 이른바 애정 어린 중립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어떠한 잘못도 없는 분명한 역사의 피해자임에도 그들이 이제껏 숨어 지내거나 그 사실을 감추려한 것은 그들을 자신과 다르게 바라보는 사회의 차별적 시선 때문이었을 것이고, 이에 작가는 자신의 사진에서만은 그들을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로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가의 시선에는 미래를 향한 조심스러운 희망이 담겨 있다. 손톱이 망가지고 엄지손가락 한 마디가 없는 할머니의 손에 들린 뽀얀 달걀 다섯 개와 그녀의 밝은 옥색 외투는 막연히 생명에 대한 애착과 삶의 의지를 느끼게 하고, 햇빛이 가득 들어오는 어느 오후 하늘색 대야 안에서 엄마의 손에 몸을 기댄 채 편안히 목욕을 하고 있는 아기의 뒷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은 지속되며 그 삶이 나쁘지만은 않으리라는 알 수 없는 기대를 갖게 한다. 자연광을 모아서 드러내는 사진 전반의 부드러운 톤은 그들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미학적으로 완결시킬 뿐이다.
사진은 언제나 현재로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앞뒤의 시간을 확장한다. 지금 보고 있는 사진 속 장면은 반드시 지나간 과거이고 앞으로 언제든 누군가 그 사진을 볼 수 있지만, 사진을 바라보는 그 순간만은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현재일 뿐이다. <감각이상>의 사진 속 어린 소녀는 히로시마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의 할머니일 수도 할머니에게 어리광을 피우던 작가의 모습일 수도 있으며, 그렇게 그 사진을 보고 있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과 끊임없이 겹쳐진다. 지난 시간을 되돌려 끊임없이 현재가 되게 하는 것, 그것은 사진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김효연은 원폭 피해 당사자와 그들의 상처를 공유하는 가족들뿐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현재형으로 말을 건네고 있다. 중요한 역사의 단면은 언제나 수많은 개인적 경험과 겹쳐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개인은 사라지고 결국 역사적 사실만이 남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그 역사 안에 자리한 수많은 개인일 뿐이다. 현재는 계속해서 과거를 밀어낼 뿐 시간은 단절된 구분이 아니므로 과거에 대한 누군가의 특정한 기억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현재로서 자리하고, 그러한 개인의 기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면서 역사는 지속된다. 두려운 것은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순간만은 아닐 것이다. 언젠가 그러한 기억이 잊히게 될 망각의 순간을 더 두려워해야할지 모른다. 김효연의 <감각이상>은 우리에게 이러한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그녀의 카메라는 합천에서 히로시마로, 히로시마에서 또 다른 어딘가로 옮겨가며 계속해서 역사에 가려진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 기억을 현재 시점으로 끌어내 우리 앞에 제시할 것이다. 망각의 두려움에 맞서서 말이다.
Photography Standing Against the Fear of Memory and Oblivion —Hyeyoung Shin | Art Critic
The film Hiroshima Mon Amour (1959) is a well-known classic that deals with the essential contradiction that arises at the intersection of a historical event and personal experience. A man and a woman who had experienced the second world war in two completely different places, France and Japan, meet in Hiroshima by chance 14 years after the war and fall in love. At the beginning of the film, amidst the cross cutting of horrible scenes from the atomic bombing that the woman saw in Hiroshima’s hospital and museum, the man says, “You saw nothing in Hiroshima.” It would mean that what the woman saw was only the representation and trace of the historical event, but never something that can match the actual experience of people in Hiroshima then. However, the woman asserts, “I saw everything.” It was because the traces of war she saw in Hiroshima were simply different images of the past that was still dominating her present. To the woman, the Hiroshima atomic bombing was not only a massive historical event where two hundred thousand people were killed, but also a trigger that brought her back the horrible pain she experienced by witnessing her lover being shot to death and being imprisoned for loving the enemy in Nevers, France, on the other side of the earth during the same war.
Most historical events have countless memories of individuals hidden behind, and each person comes across the memories of the past that come alive in the present due to different triggers. Hyoyeon Kim’s Abnormal Sense is a photograph series that focuses on the lives of Korean victims to the Hiroshima atomic bombing, about 75 years since the disaster. Her work began from the story of her maternal grandmother who had moved to Korea from Hiroshima just before the bomb dropped. Her grandmother had left Hiroshima with her husband, leaving all her family behind. She met her older brother over 20 years later, and confronted the painful memories of the past that she had not been able to talk about. The artist came to know about everything later, and eventually understood her grandmother’s occasional empty gaze and quiet humming of Japanese songs. She realized that even her mother, who had not experienced the incident herself, also had a tremendous anxiety for war, and started to be interested in the past and present of countless people related to Hiroshima, 1945. Perhaps the title Abnormal Sense refers to the phenomenon of an individual’s latent memories functioning and manifesting in multiple levels following the passage of time, alluding to the symptom of abnormal senses without exact causal relationships.
The photograph series Abnormal Sense was completed through a long preliminary research, interview, and shooting process, and the places of its background are Hapcheon, Korea, and Hiroshima, Japan. Quite a large number of Koreans among the ten thousand living in Hiroshima as forced laborers or migrants at the time of the bombing had come from Hapcheon, and when the artist found out that most of the survivors were living back home, she immediately headed there. She frequently visited Hapcheon for about two years and met the aged victims of the atomic bombing and people around them, and sometimes stayed there several months at once, gradually pervading into their lives. Though Hapcheon was the key background, Hiroshima was another major background for the series. The artist’s first visit to Hiroshima followed the route that Koreans back then would have taken, by boat instead of airplane. She tracked down the address in Hiroshima that one victim had remembered. In her second visit, she searched for Korean-Japanese victims who were still living in Hiroshima after the bombing, and photographed them.
The artist had started this project from a personal motivation, but did not aim to trace the personal history of her own grandmother or to highlight the historical event of Hiroshima bombing. In the early stage, the project had stronger intention to record Korean survivors of the bombing and inform others of them since they were mostly unknown. However, as the artist became aware of their family that they did not wish to reveal and further empathized with their pain and anxiety, the project took a different turn. She had realized that resources like old photographs, victim registration cards or medical treatment cards could not fully reveal the victims, and merely recording their voices or taking ID photos could not wholly hold their current lives. The artist started to photograph mundane scenes around the victims in her own perspective, in order to not simply reflect a past event but to reveal the present of individuals to which that past event is still constantly influencing.
Thus Abnormal Sense was completed as a photograph series portraying the lives of countless people of Hapcheon and Hiroshima, through the unique gaze of the artist, Hyoyeon Kim. The photographs include general subjects of photography such as human figures, landscape, and still life, and each has a different distance from the subject. There is not much mise-en-scene prior to the shoot or post-production editing, but the photographs give an overall unified feeling. It appears to come primarily from ample light, warm tone, and the consistent mid-size format. Yet what is more important is the artist’s intention that seeks to reveal the essence amidst the intersections of absence and existence, obscuring and manifestation. The images do not look so different from the daily scenes in some peaceful countryside village. They do not directly reveal the identity of the subjects as victims of atomic bombing. Also, in most portraits, the artist does not show the people in their entirety as she photographed their backs or parts of their body, hidden behind curtains or buried in their hands. It is not simply because they did not wish to show their faces, but to leave the possibility of perception open to invisible parts by hiding them. It would also be because they wished to obtain the expandability as a myriad of anonymous victims, rather than being recorded as specific persons. It’s the same with still life or landscape. An old chair that seems to have been carefully kept by someone, the back side of a statue of Virgin Mary placed on top of a fancy table cloth, an artificial plant standing alone among bushes, the road view obscured by a blizzard, the cityscape of Hiroshima that appears far and blurry, blocked by a leaf nearby ― images calmly captured by the artist do not explain many things, but imply the next to impossible lives of those who must have lived in a long isolation due to social prejudice.
We know of many photographs that explicitly present the pain of wars or disasters. Images that plainly show all sides of the event might be considered to be closer to truth at a glance, but rather, such an image has the characteristic of giving a strong stimulation at the moment of seeing and then being easily volatilized. In this context, Abnormal Sense exudes the artist’s consideration and determination not to let the long indescribable pain of the atomic bomb victims be degraded into the ‘suffering of others’. It emphasizes that what can be seen is not everything. Indeed the trace of atomic bomb constantly influences not only the people who were directly exposed but also their future generations. Due to the expression of latent genes, second and even third generations can have various disabilities such as mental retardation, Down’s syndrome, leukemia, miscarriages, and blindness, and it is hard to tell how symptoms that have not been shown so far will appear in the later generations. Thus for the victims, the vague anxiety for the next generations as well as their own pain would have been pressing. Hyoyeon Kim’s photographs that hide and indirectly reveal many things symbolically shows the larger psychological pain and potential anxiety beyond the physical scars left by the bomb. For example, the portraits of atomic bomb victims where only parts of the body are shown or the face is invisible deliver the unseen suffering and anxiety with stronger impressions, and the image of a kettle boiling and emitting steam on an ordinary gas stove in a kitchen frankly shows their lives where tranquility and anxiety intersect. This ambivalence is a consistent characteristic throughout the series Abnormal Sense, and this is why the serene daily lives in the photographs are not perceived as entirely comfortable.
Still, the artist’s gaze throughout all photographs sees them as not different as herself. It is due to this gaze that some photographs of people with disabilities are neither provocative nor uncomfortable, not showing much sense of difference from other works. The artist adheres to an affectionate neutral gaze that neither otherizes the subjects as victims of the historical event and nor identifies with them through excessive empathy based on her own family history. Though they were clearly victims of history without any fault, it would have been due to the society’s discriminative gaze that they had to hide away or try to conceal the facts, and thus the artist sought to portray them as ordinary people living ordinary lives if only in her photographs. And in her gaze, there is a cautious hope for the future. Five milky-white eggs held in a grandmother’s hand with damaged fingernails and half her thumb missing and her bright jade-color coat give a vague affinity for life and the will to live. In another photograph, a baby is being bathed in a sky blue tub, leaning its body on the mother’s hand on a sunny afternoon. The baby’s back gives us an unknown hope that life continues no matter what and that life would not be all that bad. The soft overall tone of the photographs, revealed through natural light, only aesthetically completes the artist’s warm gaze upon them.
Photography always exists as the present. But it thus expands the time prior and posterior to the present. The scene in the photograph one is looking at now is inevitably a past gone by and someone can see the photograph at anytime afterward, but that moment of looking at the photograph is always the present for all viewers. The young girl in a photograph in Abnormal Sense could be the artist’s grandmother who had grown up in Hiroshima or the artist herself who was throwing a tantrum to her grandmother, and constantly overlaps with the childhood of someone who is looking at the photograph. Turning back time and ceaselessly making it present, that would be something that only photography can do. In this sense, Hyoyeon Kim addresses not only the victims of atomic bomb and their family who share their pain but also the people who are unaware of their existence, in the present tense. Aspects of important history always overlap with a myriad of personal experiences, but as time passes the individual disappears and only historical facts remain. Yet we all are countless individuals placed within that history. The present only keeps pushing the past away, and time is not severed into divisions. Someone’s specific memory of the past remains as the present until that someone reaches death, and such personal memory is transmitted to another so that history continues. What is fearful would not be the moment of encountering the memory of the past. What is more fearsome may be the moment of oblivion when that memory would be lost. Hyoyeon Kim’s Abnormal Sense quietly reminds us of this fact. Her camera will keep moving from Hapcheon to Hiroshima, from Hiroshima to somewhere else, continuing to bring the past memories of people hidden away in history in front of us in the present tense ― against the fear of oblivion.